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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생각들

어렸을 때 단독으로 검사 만났던 썰








고등학생때 이메일 해킹건으로 검사실에 조사받으러 갔었는데, 정보통신보안법 위반이었습니다.

기소유예 처리될것을 알고 있었고, 기소된다고 해도 어차피 학교도 다니기 싫을 떄라서 별 감정없이 조사받으러 갔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너무 시켰습니다. 16살을 밤 9시까지..이후 2년간은 매일 아침 8시부터 밤10시, 11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미친 학교네.)

그런것보다 더 기대되는것은 영화로만 보던 검사실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검사를 만나게 된다는 거였는데, 두려움반, 신기함 반이었습니다.




검찰청에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보초병이 왜왔냐고 물어보길레 누구 검사가 불러서 왔다고 하니 몇호인줄 아냐고 물어보고 들여보내 주더군요.

해당 검사실까지 찾아서 들어가니 젊고 잘생긴 검사가 "무슨일로 왔습니까?" 이러더니.. 

이러저러한 혐의로 출두서 받아서 왔다니까 태도가 돌변해서 서울지역 욕으로 추정되는 낯선 욕을 막 하더군요. 

근데 그것이 한편으로 무척 어설프고 무성의하고 바빠서 어린 잡범을 대충 처리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역시나 한 1, 2분정도 욕을 하다가 반성문 3장 다 쓰고 나니까 

근데 제가 전적이 있는 사실도 모르다가, 반성문에 전에 경찰서도 갔다왔는데 또 걸려서 죄송합니다 이런식으로 썼는데 그걸보고..



"너 이 건으로 입건된적이 있었어?" 

아니 혐의가 있어서 불러놓고 기본정보도 모르고... 검경 수사권 협조가 잘 안되는듯 싶었습니다.

경찰서 갔을때는 그래도 다들 관심도 가져주고 범죄 방식도 상세히 물어보고 하던데.. 검찰은 훨씬 더 바쁜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소유예를 철회한건 아니고

"다음부터 절대 하지마라. 또 오면 그때는 감옥보낸다." 하고 대충 보내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부장, 차장검사 이런놈들은 항상 골프치러 다니고 일은 다 밑에다 맡기니까.

평검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고생하는듯 합니다. 얼마 전에 자살하셨던 평검사분도 그렇고.. 

어쨋든 여러분은 절대 죄짓지 마세요. 검사 만나면 진짜 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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